"잃은 것의 크기와 어떻게 타협해야 할지 몰랐"던 리이치로와 하루는 사산이라는 크나 큰 사고에서 서로의 절망과 멍울을 보지 못하고 각자 마음을 감추는데 급급하다 이혼합니다.
그들은 1년 3개월의 결혼 생활 후에 "각자의 인생올 다시 살아보자"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이혼 후에 더욱 상대를 배려하는 부부인듯, 연인인듯, 친구같은 사이가 되어버리죠.
제대로 마무리짓지 못한 마음때문에 이혼 후의 그들은 자학과 할큄의 연속입니다.
리이치로는 이혼 후에 만나는 여자를 무의식 중에 하루와 비교하곤 합니다. 여성의 대표성을 하루에게 부여하고 리플리 증후군을 앓게 됩니다.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할 것 같아 스스로는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믿고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남자를 소개해주죠. 그런데 하필 그 타이밍이, 하루가 리이치로에게 재결합의 의사를 전하려고 하는 날에 다른 남자를 소개합니다. 이 때 하루는 리이치로와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을 완전히 닫게 됩니다.
하루는 리이치로가 새출발을 해야 스스로의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리이치로와 다른 여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마음을 인정하는 과정을 거쳐 “당신이 보이는 곳 하지만 당신은 날 볼 수 없는 곳에” 있기로 합니다.
"골목에는 사람의 왕래가 끊기고, 자동판매기만이 어둠속에서 번쩍번쩍 빛을 뿜어냈다. 마치 뭐랄까. 밤바다에 내던져진 인간이 반짝이는 부표를 붙잡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그런 고독감이 밀려들었다."
리이치로의 연애를 응원하는 하루의 고독감입니다. 전남편을 계속 사랑하기로 스스로 결정했지만 참담합니다.
하루는 응원이 결실을 맺어서인지 리이치로는 학창시절 첫사랑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 결혼식에서 하루는 축하의 말을 마음속으로 전합니다.
"축하해, 내 사랑……."
《연애시대》는 96년에 발표한 작품이지만 구태의연하지 않고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입니다. 막장 요소까지 현대적이죠. 등장하는 모든 여성인물은 리이치로를 좋아하게 되고, 등장하는 모든 남성인물들은 하루를 좋아하게 되는 설정이 아쉽습니다.
저에게는 가볍지만 답답하고 애절하지만 먹먹하지 않은 소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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