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장르소설에서 성관계를 묘사하는 글을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은 손만 스쳐도 저릿찌릿 하죠. 그 때문인지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이상하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무력이나 일처리에 대한 건 현실에 없는 능력을 바라지만 사람 사이의 감정 교류는 현실적인 표현을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황금백수는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연우강은 혼자서 천 명 이상의 적들을 도륙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는 안타까운 청춘이기도 합니다. 적에게는 냉정하고 잔인하지만 친인들에게는 포근하고 따뜻한 사람이죠. 완벽해 보이지만 모성애를 자극하는 남잡니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모습에 적극적?!인 할렘이 형성됩니다. 이런. 성관계의 노골적인 묘사는 없지만 아직 성인이 되지 않으셨다면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에 읽길 바랍니다;
아래의 글은 연우강의 성격을 표현하는 일면입니다.
그들을 지나쳐 선수까지 간 연우강은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았다.
“뭐 하는 거예요?”
뒤따라온 남궁운화가 물었다.
“언젠가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뭘요?”
“폭풍의 속을 달리는 배의 선수에서 뒷짐을 쥔 채, 성난 바다를 쳐다보는 거 말입니다. 멋있지 않습니까?”
“킥!”
남궁운화는 낮게 웃었다.
보통 사람은 지금 같은 경우라면, 설사 아니더라도 심오한 무공 구결을 떠올리기 위해 나왔다고 할 텐데 그는 단지 멋있게 보이기 위함이란다. 터무니없이 엉뚱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은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었다. 서 있는 모습이 멋있는 게 아니라 말이 더 멋있는 사람.
아쉬운 점은 대화체에서 캐릭터들의 개성이 잘 살아나지 않는 부분입니다. 몸을 담고 있는 업종에 따라서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기는 하지만 같은 사람이 다른 업종에 취직하게 되면 이렇게 얘기하겠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중간중간 지루하게 느껴지는 구간들이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계속 같은 사람이 대화하고 있고 나는 듣고만 있다면 그 소리들은 자장가처럼 느껴지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보다 사실적인 감정 표현은 이 작품의 특징이고 저의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시야가 고정되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생각이 편향되는 겁니다, 영감님. 나이를 먹을수록 여러 가지 관점으로 사물을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릿속을 석고로 채운 외골수 노인네라고, 따돌림당하기 일쑵니다. 아마 영감님의 아드님도 그런 모습을 조금씩 보일 겁니다.”
- 황금백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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