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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의 신루 4권 - 윤이수

 향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킵니다. 해루는 후궁으로 입적되었습니다. 이제 힘든 시간을 관통한 커플의 다정한 사랑놀이가 이어집니다.

“어찌 그런 얼굴이더냐?” 

“네?” 

“넋이 완전히 나간 표정이구나.” 

정곡을 찌르는 향의 말에 해루는 푹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낙심하는 말이 해루의 입술을 뚫고 새어 나왔다. 

“저는 글렀습니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는데, 저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향이 너털웃음을 흘렸다. 

“어찌 그리 웃으십니까?” 

“안 되겠다. 끙끙대는 모습에 옛 생각이 잠시 떠올랐구나. 세자빈 간택에 참여하기 위해 교육할 때도 넌 그리 엄살을 떨곤 했지.” 

“이번엔 정말로 안 되겠습니다. 엄살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무엇이 안 되기에 그러느냐?” 

“여인의 덕 말입니다. 그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무얼 어찌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무얼 어찌 배웠는지 한번 말해 보아라.” 

“무룻 여인이란 지아비를 흡족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야 저하께서 흡족하실지 모르겠습니다.” 

“……”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알려주면 제대로 활 자신은 있고?” 

해루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하는 건 몰라도 열심히 하는 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싱긋,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던 향은 불쑥 팔을 뻗어 해루를 제 앞으로 바싹 잡아당겼다.

쿵쿵, 심장이 미친 듯 날뛰었다.

“어찌하려 이러십니까?”

쓱, 향은 해루의 귓불에 따뜻한 바람을 흘려 넣었다.

간질간질한 느낌에 해루는 몸을 움츠렸다.

그 모습에 향은 나직한 웃음을 흘렸다.

“김 상궁이 내내 어렵고 힘들다 푸념하더니 그 이유를 알겠구나.” 

“제가 좀 어리숙합니다.”

수긍한다는 듯 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겹겹이 챙겨 입은 형식의 껍질이 모두 떨어져 나가고 마침내 사내와 여인이 온전한 민낯을 드러냈다.

문득 향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이 밤의 그는 지금까지 해루가 알던 향이 아니었다.

그는 숨으려 하는 해루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한순간 왕세자 위에 올라앉은 해루는 황망하여 어쩔 줄 몰라 하였다.

귓불을 간질이던 향의 숨결이 해루의 연분홍빛 젖꽃판 위로 자리를 옮겼다.

탐스러운 천상의 과실. 

향긋한 향내를 품은 그것을 향은 한입 가득 물었다. 입안에 금세 단침이 가득 고였다. 달고 맛난 과즙을 꿀꺽 삼키는 그의 혀끝으로 작고 동그란 유실이 느껴졌다. 해루가 숨을 들썩일 때마다 수줍게 다가왔다 물러나길 반복하는 그것을 향은 살짝 물었다.

해루의 입에서 작은 비명이 새어 나왔다. 아픔과 쾌감이 뒤섞인 묘한 감각에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

향의 입술이 스치고 지나간 곳마다 붉은 꽃이 피어났다. 온몸 구석구석 낙인을 찍듯 그는 해루의 몸에 자신의 표식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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