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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 이희영 <스포주의>

 부모가 키우기 원치 않는 아이인 경우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메디컬 센터에서 아이를낳고 그와 동시에 NC 센터에 맡겼다. 그런 부모들이 늘면서 당연히 NC에도 아이들이 늘었다. 그렇게 NC 센터에 맡겨진 아이들은 국가의 아이들이라고 불렸다.

NC의 운영비는 전부 국가에서 충당한다. 남북한의 교류가 잦아지면서 사실상 종전이 선포된 이후 국방비로 들어가던 예산의 일부가 국민 복지와 출생률 안정을 위한 자금으로 더해졌다.


“태어날 때 만나야만 부모니? NC의 아이들은 모두 열세 살 때 부터 부모를 가질 수 있어.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 

“우린 버려졌다는 뜻이죠.”

내가 어깨를 으쓱하자 최의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쳤다.

“너희는 바깥세상 아이들과 달리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들이야.”


NC에서 아이를 입양하게 되면 국가에서 혜택을 준다. 양육 수당과 연금을 앞당겨 받을 수 있다.

과정은 1차에서 3차까지 NC의 아이들과 입양을 원하는 부모들이 면접을 보고, 한 달간의 합숙 기간을 거친 뒤 최종결정을 내린다.

19살까지 부모를 만나지 못한다면 국가의 아이들로 사회에 나가고, 입양이 된다면 NC에서 기록은 전부 사라지게 된다.


입양을 거부하는 제누에게 센터장은 말한다.

“어른으로서 이런 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고 엄연한 차별이 존재한다. 힘 있는 자들은 끊임없이 연약한 존재들을 짓밟지. 특권 의식을 누리려는 거다. 힘 있는 자들만이 아니다. 힘이 약한 사람들도 그런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어. 자신도 약하면서 자신보다 더 약한 존재들을 짓밟는 거다. 가난한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 누구나 기피 하는 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 등이 다 여기에 포함된다. 친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은 국가의 보살핌 속에서 자란 너희들에게 묘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아이다. 누구라도 너를 보면 호감이 생길 거야. 그러나 네가 NC 출신임을 밝히는 즉시 사람들은 너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거다. 그건 제누 너도 잘 알잖아. 이곳에서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어떤 불이익을 당하고 차별 속에서 살아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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