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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 히데오 <스포주의>

 나오미는 가정폭력에 노출된 가나코를 찾아간다.

문이 50센티미터쯤 열렸다. 갑자기 시커멓게 변색된 얼굴이 눈에 날아들었다. 가나코가 머리를 뒤로 묶고 있어서 이마가 훤히 드러나 있는 바람에 충격이 더 컸다. 나오미는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말없이 가나코를 끌어안았다.이것은 대화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확신했다. 싸워야만 하는 것이다. 다쓰로라는 미친 남자와.


가정폭력에 휘둘린 가나코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밤이면 꼬박꼬박 잠을 자고 맛있는 물만 먹을수 있으면 돼.” 

“뭐야, 맛있는물이라는게.” 

“써. 물이 . 처음에는 업속이 갈라져 따끔따끔 아팠는데 그게 익숙해지니까 이번에는 쓰게 느껴져.” 

“그래······. 틀림없이 정신적인 문제일거야.” 


나오미와 가나코는 살해 계획을 세운다. 우연히 알게 된 다쓰로의 쌍둥이 같은 남자를 상하이로 출국시켜 알리바이를 만든다. 시행일은 다쓰로의 회식날이다.

문을 살짝 열고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전등은 꺼져 있지만 어둡지는 않다. 눈앞에 똑바로 누운 자세로 잠들어 있는 다쓰로가 확실히 보였다. 나오미는 침대 창문쪽으로 돌아가 자세를 낮췄다. 가나코는 입구쪽에 서서 밧줄을 손에 쥐고 다쓰로를 내려다보며, 어떻게 목에 감을 것인지 궁리하고 있었다. 오초 정도 시간을 두고 가나코가 움직였다. 슬쩍 다쓰로의 머리를 들고 베개와 매트 사이로 밧줄을 집어넣었다. 다시 머리를 내리 고 밧줄을 조용히 잡아당겨 목 아래로 지나가도록 만들었다. 다쓰로는 완전히 잠에 빠져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나오미는 밧줄의 한쪽 끝을 잡았다. 이때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려왔다. 전기가 흐르듯 온몸이 크게 떨렸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마른침을 삼켰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마침내 이 순간이 찾아왔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나오미가 손에 맛줄을 감고 있는데 가나코가 목을 쭉 내밀며 "됐어?" 하고 속삭였다. 나오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나코가 왼손을 펴서 들고 5부터 카운트 다운을 했다.

5,4,3······.

가나코의 마음이 확고부동한 것에 나오미는놀랐다.

2, 1. 나오미는 몸을 낮추고 발을 침대 옆에 둔채 체중을 전부 실었다.

“케엑” 하고 두꺼비 우는 듯한 소리를 내며 침대 위에서 다쓰로가 펄쩍 뛰어올랐다. 나오미는 정신없이 밧줄을 잡아당겼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을 이루는 것은 맞은편에서도 가나코가 똑같은 힘으로 힘껏 잡아당기고 있다는 뜻이다. 다쓰로가 다리를 퍼덕대며 움직인다. 등이 활처럼 휜다. 침대가 격렬히 흔들렸다. 나오미는 이를 악물고 잡아당겼다.

삼십 초 정도 지나자 침대의 흔들림이 잦아들었다. 다쓰로가 저항을 멈추고 축 처졌다. 그래도 무서워서 잠시도 힘을 풀지 않았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다쓰로의 BMW를 타고 사체유기를 한다. 그리고 다쓰로의 실종을 회사와 시댁, 경찰에게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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