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관념으로 둘러싸인 삶을 살고있다. 경제, 국가, 법 등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며 살아간다. 또한 폭압적 기관인 눈의 기능에 엄청난 신뢰를 보인다. 끝없이 밀려드는 이지미와 영상들은 사고의 벽을 넘어 장애물 없이 수용된다. 이런 관념들 중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을 의심하는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빛의 물리학》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소개하고자 기획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농담도 잘하는 파인만은 “그 누구도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도 EBS 다큐프라임이 이해한 바를 우리는 따라갈 수 있다. 이것이 정확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지는 않는다. 막연한 이해와 이론의 형태를 엿봄으로서 천재들의 사고에 뛰어들어보자.
빛은 아주 오래전부터 현자들의 마음을 유혹하는 소재였다. 빛을 연구해온 역사는 꽤 길다. 본격적으로 빛에 대해 논한 최초의 학자는 엠페도클레스다. 엠페도클레스는 눈에서 빛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 안에 색이 들어 있어서 빛이 없어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무지개 같은 겉보기 색깔은 빛과 어둠이 섞여 만들어진다는 변형 이론을 주창하기도 했다. 수학자 유클리드는 빛이 직선으로 진행한다는 걸 알아냈다. 그리고 멀리 있는 물체가 가까이 있는 물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까닭은 눈에서 나온 빛이 직선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아라비아 학자 알하겐은 빛이 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물체가 빛을 반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르네 데카르트는 색이란 빛이 물체에 닿았을 때 변형이 돼서 생긴다고 했다. 뉴턴은 빛이 색을 만드는 게 압력이라고 생각해 눈과 뼈 사이로 뜨개바늘을 집어 넣기도 했다.
빛의 본질에 대해, 빛의 속도에 대해 고심한 과학자도 있다.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1905년,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이 기적적으로 바뀌었다.
속도는 상대적인 것이었다. 100키로로 달리는 차를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것과 50키로로 달리는 차안에서 보는 것은 현저히 다르다. 관찰자의 상태에 따라 속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상대적인 속도를 절대불변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빛의 속도다. 그래서 시간을 의심한 것이다. 속도가 빨라질 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로 기차로 묘사하곤했다. “기차 안에 좌우로 빛을 쏠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양쪽에 같은 거리에는 빛을 반사하는 반사기가 놓여 있다. 달리는 기차 내부에서는 빛은 동시에 반사된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기차가 달리는 방향의 뒤쪽 부분이 먼저 반사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갈릴레오, 뉴턴, 맥스웰, 아인슈타인, 보어, 하이젠베르크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과학이론을 소개하고 해석한다. EBS 다큐프라임의 풀이는 확실히 쉽고 재미있다.
전문적인 것을 전문용어를 사용해 설명 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비전문가가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비전문가가 전문분야에 대해 서술한다는 것이 얼마나 정신적 아픔과 괴로움에 시달리겠는가. 감수를 한 여러 교수들의 노고도 느껴진다. 그렇기에 과학과 교류하지 않았던 사람도 친숙하게 읽을 수 있다.
과학과 전혀 상관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물질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분에게 《빛의 물리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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