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이 동네에 익숙해질까 겁이 났다. 그곳이 어떤 장소이든 익숙해지면 그 사람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 꼭 돌아올게.
무더운 9월의 오후 그 사람은 그렇게 말했다.
- 꼭 돌아올게. 반드시 요코를 찾아낼 거야. 어디에 있든.
- 어디에 있든?
그때 나는 웃었다.
- 나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거야.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거야.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을거야.
그 사람이 없는 장소에 익숙해질 수는 없다. 그곳이 어디든 내가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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