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는 12권의 고전을 소개한다.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는 고전’, ‘지성과 교양에 목마른 당신에게 꼭 필요한 고전’, ‘드라마적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고전’에서 각 4편씩 소개한다. 우선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가볍게 읽기 시작할 수 있다.
대부분 고전에 대한 인식은 ‘지루하다’, ‘도통 알아먹기 힘든 말’, ‘시대에 뒤떨어지는 생각’ 등과 비슷해서 선뜻 다가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필자는 “고전을 드라마처럼 읽으면 재미있다”고 한다. 불친절하지만 지혜로운 선조들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하다”고 표현하는 드라마틱한 고전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고대 ‘바빌론 지방의 관습’ 중 하나인 이야기다. “매년 일정한 날에 혼기가 된 처녀들이 전부 소집되어 한곳에 모이고 남자들이 그녀들 주위를 빙 둘러선다. 그러면 주최자가 처녀를 하나하나 불러 세워 경매를 시작한다. 경매는 제일 예쁜 처녀부터 시작된다. 그 처녀가 높은 값에 팔리면 그다음 예쁜 처녀를 경매에 붙인다. 이렇듯 처녀들은 경매를 통해 신부로 팔리는데, 바빌론의 부자 남자들은 예쁜 처녀를 얻으려고 높은 값을 불러 가며 경매에 응했다.
주최자는 예쁜 처녀 경매를 다 끝내고 나면 가장 못생긴 여자 혹은 불구인 처녀를 불러 세워 경매에 붙인다. 이때는 역경매가 시작된다. “누가 가장 적게 돈을 받고 이 여인을 데려가겠소?”라고 묻는다. 이때 남자에게 주는 돈은 예쁜 처녀들을 팔아서 얻은 것이므로 말하자면 미녀들이 추녀들을 구제해 주는 셈이었다. 자기 딸이라도 자기가 원하는 사람에게 시집보내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또한 처녀를 샀다고 해도 실제로 그녀와 같이 살겠다는 것을 보증하는 보증인이 있어야 데려갈 수 있었다. 신부와 남자 사이에 의견이 맞지 않으면 남자는 돈을 돌려주는 것이 관례였다.”
고대 역사가인 헤로도토스가 소개하는 이야기다. ‘선’보고 ‘결혼’하는 날이 같은 날이다. 드라마틱하다. 파트너가 어떤 사람인지는 살아가며 알아보는 방법밖에 없겠다. 이 외에도 ‘고전의 목소리’를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준다.
저자 명로진은 20여 년간 배우로 활동하면서 약 40편의 연극,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등에서 크고 작은 역을 맡아 했다고 한다. 또 40여 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고전읽기》를 권진영과 진행하다가 방송국 사정에 의해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 하지만 팟캐스트로 《명로진 권진영의 고전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이런 이력 때문인지 그의 글은 말하는 것 같이 편안하다.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고전에 대한 편향된 인식이, 높았던 문턱이 낮아지는 걸 느낀다. 고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이 책은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전파하기 위한 책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고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공자와 장자, 소크라테스와 호메로스가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