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심! 술을 먹고 나서 해장으로 밥을 먹기도 하고, 고기를 먹고 나서는 누룽지, 고기 먹을 때 함께 공기 추가 등등 흰쌀밥과 떨어질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흰쌀밥을 탄수화물 악성도 4위로 분류했다. 이유는 체중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칼로리나 지방 섭취량이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량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루에 100~200그램씩 중성지방이 빠진다고 한다면 사랑하는 흰쌀밥을 조금 멀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반감기가 오기 전까지 꾸준히 체중이 빠지는 경우를 소개 해 준다. 격렬한 운동이나 고통스러운 식단제한없이 탄수화물만 선택적으로 조금씩 덜 먹는 것이다. 거기다 중성지방이 빠지니 당뇨의 위험에서 멀찍이 도망갈 수 있다.
우리 몸속에서 “단백질이나 지질이 포도당과 결합하면 AGE(최종당화산물)라는 나쁜 물질이 생긴다…. AGE야말로 온갖 질병과 노화 현상의 주범이다. 우리 몸은 수분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백질과 지질로 이루어져있다. 이 점을 생각하면 포도당이 남아도는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AGE는 이처럼 체내에서도 만들어지지만 한편으로 식품에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노릇노릇 타서 그을린 음식에 많이 들어 있다. 참고로 당뇨병 검사에서 측정하는 헤모글로빈 A1c는 AGE의 초기 반응 물질이다.”
나로서는 생소한 AGE개념에 더 특기할만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몸에 있는 단백질의 70퍼센트는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세 가닥의 실 같은 섬유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함으로써 탄력이 유지된다. 그런데 AGE가 들러붙으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되어 탄력을 잃는데, 거기에 주름이 생기고 AGE가 쌓인 곳에는 갈색 얼룩이 생긴다. 이것이 피부의 노화 현상이다.”
“뾰루지나 여드름에 시달리는 것도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가 원인이다. 초콜릿을 잔뜩 먹으면 얼굴에 뾰루지나 여드름이 생긴다. 그때 많은 사람이 초콜릿에 함유된 지방 때문이라 생각하지만 정답은 과도한 양의 포도당이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피부에 쌓였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평소에 내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파괴하는 이야기들이 더 있다. 어느 순간엔 ‘아! 그때 그래서 그랬군’ 하면서 탄성을 지를 때도 있었다. 평소에 건강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내 몸에 들어가는 것들이 내 몸속에서 대체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궁금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의 책이 이런 호기심을 충족해주니 굉장히 만족스럽다.
이 책의 저자인 마키타 젠지는 당뇨병 전문의다. 도쿄 긴자에서 당뇨병, 생활습관병, 비만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AGE 마키타 클리닉을 오픈 해 진료를 하고 있다. 게다가 저자는 자신있게 얘기한다. “인체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생화학과 전 세계에서 발표된 신뢰할 만한 논문 그리고 20만 명 이상에 이르는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하므로 그 내용은 흔한 속설이나 주관적인 건강법 일부의 주장을 확대 해석한 건강법과 다르다.”
가족중에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든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사람, GYM에서 구슬 땀을 흘리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집 근처 의원을 찾아가 나이 지긋하신 의사분과 한담을 나누며 건강 전반에 대해서 얘기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연구를 통해 확실한 지식을 확보하고 있는 저자가 많은 말을 해준다. 인지과부하가 걱정될 수준이지만 다 잊어버려도 된다. 중요한건 ‘어떻게 혈당치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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